천명관 작가의 소설집 『칠면조와 달리는 육체노동자』 표제작. 한때 잘나가던 트럭운전사였지만 지금은 노가다 일을 하는 중년의 이혼남 ‘경구’는 냉동창고에서 일을 하다 우연히 거대한 냉동 칠면조고기를 받게 된다. 버리고 싶어도 버릴 수 없고 ‘지독하게도 따라오는’ 칠면조를 들고 다니던 경구는 길에서 만난 빚쟁이를 칠면조로 흠씬 두들겨 패주면서 묘한 카타르시스를 느끼는데……
천명관 작가의 소설집 『칠면조와 달리는 육체노동자』 수록작. 이십년 이상 출판사에서 일하며 편집장까지 지낸 수경은 회사를 그만두고 아파트를 팔아 해외여행을 다녀온 뒤 연립주택으로 이사한다. 지독한 불면증에 시달리며 밤새 잠들지 못하고 길고 외로운 시간을 견뎌내던 어느날, 옥상에서 담배를 피우다 만난 옆집 중학생이 밤마다 들리던 이상한 소리의 진원지임을 알게 된다. 그러다 어느 불면의 새벽, 옆집 중학생이 옥상 난간에 걸터앉아 있는 모습을 목격하
천명관 작가의 소설집 『칠면조와 달리는 육체노동자』 수록작. 한때 활발하게 활동했던 작가 정희는 언제부턴가 자신이 중심에서 서서히 밀려나는 것 같은 불안감에 사로잡힌다. 겉으론 화려해 보이는 인기 작가이지만 그녀는 어린 시절 폭력의 트라우마를 안고 살며 여전히 내적으로 방황한다. 그러던 어느날 그녀는 현수의 차를 타고 서울 외국에 있는 어느 왕의 무덤으로 취재를 떠나는데……
천명관 작가의 소설집 『칠면조와 달리는 육체노동자』 수록작. 유자는 친한 친구인 경숙이 동엽의 아이를 가졌다는 소문을 듣고 억울하고 화가 났다. 젊은 남자들이 다 떠난 섬에서 두 친구는 동엽을 두고 쟁탈전을 벌이던 중이었다. 하지만 경숙의 임신 소식이 루머임이 밝혀지면서, 서로를 미워했던 유자와 경숙은 화해하지만 동엽은 떠나려고 하는데…… 천명관은 그 이름 자체로서 힘이 넘치고 독자를 유쾌하게 만
천명관 작가의 소설집 『칠면조와 달리는 육체노동자』 수록작. 사내는 잔디밭에 누워 있다. 그는 이미 죽은 것인가? 여기가 어디지? 공원과 저수지, 도로를 떠돌던 사내의 영혼은 뒷골목과 선술집에도 들르다 아버지와 해후하기도 한다. ‘고귀하게’ 태어났지만 처연하게 객사해 중음을 떠도는 ‘죽은 자’의 이야기.
한 남자가 한강 다리 위에 서 있다. 금방이라도 다리 아래로 몸을 던질 것만 같은 모습을 하고 있지만, 그는 누구의 눈에도 띄지 않는 투명인간이다. 마침 그 곁을 지나던 또다른 투명인간이 그를 알아본다. 그의 이름은 ‘김만수’. 그는 왜, 어떻게 투명인간이 된 것일까. 그리고 소설은 시간을 되돌려, 그가 태어나던 순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그의 일대기를 우리에게 들려준다.
두메산골 ‘개운리’에서 3남 3녀 중 넷째로 태어난
대산문학상과 현대문학상을 거머쥐며 뛰어난 작품세계를 인정받고 있는 작가 김숨의 네번째 소설집. 현대문학상 수상작 「그 밤의 경숙」을 비롯 김숨의 탁월한 소설세계를 보여주는 9편의 작품을 실었다. 가족의 의미를 진중하고도 새롭게 천착하는 진정성과 더불어 현대인이 앓고 있는 분열적 심리에 대한 성찰과 묘사가 지적 각성과 동시에 깊고 풍부한 울림을 선사한다. 대산문학상과 현대문학상을 거머쥐며 뛰어난 작품세계를 인정받고 있는 작가 김숨의 네번째 소설
김숨 작가의 소설집 『국수』 수록작. 치과에서 진료 차례를 기다리는 주인공은 순서에 대한 강박증적인 불안 증세를 보인다. 자신의 순서만을 거듭 되뇌며 진료를 기다리는 다른 환자들과 간호사를 끊임없이 경계하는 주인공의 병적인 불안감은 무엇을 ?는지도 모른 채 불안에 떠밀려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려가는 현대인들의 모습에 다름 아니다. 대산문학상과 현대문학상을 거머쥐며 뛰어난 작품세계를 인정
김숨 작가의 소설집 『국수』 수록작. 구제역이 전국을 휩쓸자 주인공은 돼지들을 생매장하는 일을 하게 된다. 돼지농장 주인집 아들이 온전치 못한 정신으로 주인공을 향해 분노를 표출하는 한편 주인공의 아들은 당장 어머니와 이혼도장을 찍으라며 주인공에게 끊임없이 전화를 거는데……. 증오만 남은 부자 관계가 극도의 공포에 휩싸인 집단 살육의 현장과 중첩되어 표현되며 관계 안에서의 고통이 드러난다.
김숨 작가의 소설집 『국수』 수록작. 사소한 접촉사고로 얼룩진 하룻밤의 이야기. 주인공 경숙의 남편과 퀵서비스 기사는 사고가 나자 폭력성을 감추지 못하고, 불안하게 사태를 지켜보던 경숙은 신경증적인 헛소리를 계속한다. 콜센터에서 일하며 세상으로부터 고립돼 인간성이 말소된 처지에 이른 경숙, 헬멧으로 얼굴을 가린 퀵서비스 기사와 그에게 막무가내로 분노를 표출하는 남편은 모두 이 사회를 살아가는 이들의 초상이다.
김숨 작가의 소설집 『국수』 수록작. ‘명당’으로 대변되는 허상을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소유하려는 한 부부의 이야기. 퇴직금으로 강화도에 땅을 사러 간 부부는 명당을 보여준다는 중개업자를 따라 섬 깊은 곳까지 들어간다. 중개업자가 명당으로 향하는 내내 섬뜩하고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조성하며 위협을 일삼는데도 주인공은 어둡고 불길하기만 한 고개 너머로 스스로 걸어들어간다.
김숨 작가의 소설집 『국수』 수록작. 가족이라고는 혐오하는 개 한 마리뿐인 한 노인이 등장한다. 극도의 한파가 들이닥치는 냉골에서 밤을 이겨내야 하는 노인은 부인이 살아생전 데리고 온 개와 함께 있다. 방에 온기를 내뿜는 것이라고는 그 개뿐이지만 노인은 개를 가까이하지 않겠노라 거듭 다짐한다. 그러나 결국 노인이 극심한 추위에 정신을 잃자 그를 살리려 사력을 다하고 온기를 나누어주려 이불 속으로 기어드는 건 바로 그 개다. 대
김숨 작가의 소설집 『국수』 수록작. 같이 사는 시아버지와 함께 식사하는 것조차 끔찍해하면서도 시아버지가 남편이 날려버린 재산을 돌려달라고 할까봐 불안해하는 주인공의 이야기. 영숙은 함께 사는 시아버지가 매일 고아 먹는 오리 뼈 국물의 냄새가 끔찍이 싫다. 시아버지와 함께 사는 걸 버거워하던 어느날 산책을 나간 시아버지도, 남편도 돌아오지 않는 밤이 깊어만 간다.
김숨 작가의 소설집 『국수』 수록작. 두 자매는 응급차에 어머니의 주검을 싣고 장례가 치러질 어머니의 고향 옥천으로 향한다. 자매가 좁은 공간에서 주검을 어루만지며 이야기를 주고받는 상황은 죽음과 삶이 이질감 없이 한데 섞이는 묘한 분위기를 연출하는데, 자매가 회상하는 그들 가족의 드라마는 서로에게 짐이 되기도 하고 유일한 도피처가 되기도 하는 가족이란 관계의 심연을 들추어낸다.
김숨 작가의 소설집 『국수』 표제작. 외롭고 고단했을 새어머니의 삶을 이해하고 마음으로 화해를 이루는 주인공의 심리을 국수를 만드는 일련의 조리 과정에 탁월하게 버무려낸 작품. 주인공은 설암의 통증에 시달리며 외로이 살고 있는 새어머니를 찾아가 평소 그녀가 만들어주곤 하던 국수를 만들며 깊은 회상에 빠진다. 리드미컬하게 문장에 문장을 더하며 촘촘한 서사의 밀도를 이루는 이 작품은 진정한 이해와 사랑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며 깊은 감동을 불러일으킨다
김숨 작가의 소설집 『국수』 수록작. 순옥 부부는 임종을 앞둔 며느리를 보러 고속버스를 타고 서울로 향한다. 순옥은 한순간도 입을 다물지 못하고 아들과 며느리에 대한 이야기를 지껄이지만 남편은 대꾸조차 하지 않던 중 승객이 한명도 타지 않은 괴이한 고속버스가 순옥의 눈에 들어온다. 고속버스가 휴게소에 서자 깜빡 졸았던 순옥은 잠에서 깨지만 곁에 있던 남편이 보이지 않는다.